포스코, 철강재 원산지 표기·부적합 철강재 유통 근절 나선다
관리자
view : 16883
포스코와 한국철강협회는 철강재의 원산지 표기를 강제해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성능·중량 미달, 상표위조 등 수입 부적합 철강재의 유통을 막아 안전한 철강재 사용을 이끄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 건설안전 인식 높아졌으나 부적합 건설용 강재사용 인한 사고 여전
지난 2월 6일, 대만 남부 가오슝 시의 대지진으로 무너진 웨이관진룽 빌딩 골조에서는 규격에 못 미치는 얇은 철근과 쓰레기 깡통이 발견돼 충격을 안겼다. 우리나라 역시 2014년 12월, 경주 마우나 리조트 사고 이후 건설안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부적합 건설용 강재 등 건설자재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저가 수입산 철강재가 국산으로 둔갑해 국내에 유통되고 있으며 이러한 저가 수입산 건설자재 또는 부재가 품질기준에 못 미치거나 확인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건설공사의 안전성과 품질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2015년 12월 11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5년 7월부터 11월까지 공사현장을 불시 점검해 부실 설계와 시공 여부를 확인하는 건축안전모니터링 결과 샌드위치패널, 철근 등에서 불량자재가 다수 적발되는 등 162개 현장 중 43개 현장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 사당종합체육관 붕괴사고 |
▶ 정선아리랑 전시문화센터 붕괴사고 |
2015년 2월의 사당종합체육관 붕괴사고, 같은 해 8월 정선아리랑 전시문화센터 붕괴사고 등 인명피해를 초래한 건설현장 사고에서는 강관비계 등 부적합 가설재의 사용이 확인됐으며 최근에는 중량 및 성능 미달, 상표위조 등 수입 부적합 건설용 강재가 잇달아 적발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 대한제강 정품 철근(위)과 위조 철근 |
- 건설용 강재 사용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점검 등 다양한 제도개선 필요
현행 건설기술진흥법 및 하부규정에 따르면 일정규모 이상의 공사에서 주요 건설자재·부재는 ''KS제품'' 또는 시험 실시 결과가 ''KS 동등 수준''이거나 ''해당 공사 시방서에 적합한 성능을 가진 제품'' 등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건설자재·부재의 품질확보 의무 공사 규모는 △연면적 661㎡(200평)을 초과하는 건축물 또는 △661㎡(200평) 이하인 주거용 공동주택(3층 이상)이다. 연면적 495㎡(150평)을 초과하는 비 주거용 건축물과 총 공사비가 5억원 이상인 토목공사 또는 2억원 이상인 전문공사도 해당된다.
주요 건설자재·부재 중 건설용 강재는 철근, H형강, 두께 6mm 이상의 건설용 강판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KS보다 성능이 미달되는 부적합 철강재를 사용했을 시에는 공급자(생산 또는 수입·판매), 건설업자에게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건설자재·부재의 품질관리 여부는 현장에서는 감리 등을 통해 확인하고, 국토부에서도 정부차원에서 건설현장에 대한 점검 등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중소형 건설현장 등 상당수의 건설현장에서는 비(非) KS제품에 대해 실제 시험검사가 적합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건설용 강재는 건설물의 뼈대를 이루는 구조용 자재로 사용되어 건설물의 안전과 매우 밀접하므로 그 품질관리가 매우 중요하고, 완공이 되고 나면 부실 여부확인이 용이치 않으므로 사전에 적합여부를 확인하는 조치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한국철강협회와 포스코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부적합 강재 근절과 건전한 철강 생태계 조성을 위해 다양한 제도개선과 현장 점검 및 개도 활동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서는 관계 법령 등 제도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 2015년, 상주 감리 공사규모 확대 등 주요 제도개선 일궈
지난 한 해, 다양한 노력 끝에 △상주 감리 규모 1000㎡ 이상 공사로 확대 △컬러강판 품질 기준 강화 △KS 미인증 건설용 강재 품질시험 빈도 50톤마다 1회로 강화 △감리 체크리스트 제도 도입 등 주요 제도개선을 일궈냈다.
붕괴사고가 발생한 마우나 리조트(1205㎡)와 같이 1000㎡∼5000㎡ 규모의 건축물은 다수의 인원이 이용하는 시설로 안전관리가 철저해야 함에도 기존 상주감리 공사규모 기준이 5000㎡에 그쳐 공사 시 감리가 상주하지 않는 등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제도 개선을 통해 1000㎡이상 공사에서도 상주 감리를 실시하도록 함으로써 건설자재·부재 품질관리 등 향후 건축물 안전확보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국토해양부는 「건축물 마감재료의 난연성능 및 화재 확산 방지 구조 기준」 및 「건축물의 피난, 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을 통해 복합자재용 철판의 종류(용융 아연 도금 강판 일반용), 최소두께(0.5mm이상), 및 도금량(도금 후 도장 전 최소 180g/㎡이상)에 대한 최소 기준 및 첨부서류(강판의 품질시험성적서) 의무화 규정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저급 수입 철강재 사용 등 안전 저해요인을 최소화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비 KS 건설용 강재 중 건설용 강판 등은 KS시험 기준과 같이 50톤마다 1회 시험을 실시하나, 철근 등은 100톤마다 1회 시험을 실시하도록 했던 것을 개정해 품목 구분을 두지 않고 50톤 마다 1회로 통일, 혼선을 없애고 품질관리 수준을 한층 더 높였다.
이 밖에도 기존 감리제도에 따르면 총괄 감리자·시공자만 감리보고서에 서명했으나 앞으로는 공종별로 실제 참여한 시공자·감리자가 건설용 강재 품질관리 등 항목별 적정 시공 여부를 확인한 후 서명하도록 해 감리업무를 세분화하고 책임 범위를 명확하게 한다.
- 국가계약법, 건설기술진흥법 등 관련 입법 개정 활동 박차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건축용 철강재 사용을 정착시키기 위해 앞으로 더 많은 과제가 남았다. 한국철강협회는 관련 법률 개정을 위해 국회에 지속적으로 정책건의를 실시하고 있으며, 건설용 강재의 품질관리를 규정한 건설기술진흥법 등의 개정안이 발의돼 현재 국회에서 검토 중이다.
건설용 강재 품질관리 등을 위해 국회서 발의된 법안은 △건설산업기본법 △국가계약법 및 지자체계약법 △건설기술진흥법 △산업안전보건법 △관세법 등이다.
먼저 건설산업기본법과 관련, 건설공자 현장에 공사에 쓰인 건설자재 및 부재의 원산지 정보를 게시하고 완공 뒤에도 그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개정안이 발의됐다. 철강업계는 품질이 확보된 수입자재에 대한 사용을 억제하자는 것이 아닌, 건설자재의 원산지 정보를 최종 수요가인 건축주 및 입주자, 건축물 매입자에게도 정확히 전달하자는 취지임을 적극 피력하고 있다. 또한 건설용 강재는 WTO 등 국제규약을 준수하며 운영하는 대외무역법상의 원산지표시 대상물품으로서 국제적 통상마찰을 야기할 우려도 적다는 입장이다. 세계 각국은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제품의 경우 수입 및 유통단계에서 원산지 표시를 강화해가는 추세이며 WTO 협정도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과 관련이 있는 경우에는 관리 감독 강화를 용인하고 있다.
국가 및 지자체가 발주하는 시설물 공사에는 국산자재를 우선 계약하도록 하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및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개정 발의안은 수입 저급 철강재 사용을 근절하고 국내 철강산업 보호하고자 일정규모 이상의 공공발주 공사에는 국산 철강재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행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및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WTO 정부조달협정 가입국에 대해서는 이 제도를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단서조항이 있다. 이 조항에 따라 결과적으로 중국산 부적합 철강재만 정부입찰대상에서 제외되므로 WTO 정부조달협정의 내국민대우조항과 배치되지 않아 이 개정안 역시 국제적 통상문제를 일으킬 소지는 매우 적다.
또한 건설자재·부재의 품질관리 강화를 주요내용으로 하는 건설기술진흥법에 관한 다수의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다. 건설자재·부재의 품질표시 기준을 준수하고 한편 관세법 개정을 통해 품질표시가 미흡한 건설자재는 수입을 금지하도록 요구하는 발의안을 비롯해 건설자재 적합여부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조사 결과를 공표하도록 하는 개정안도 발의됐다. 성능 및 품질시험 미실시 또는 조작 등을 방지하고 KS에 준하는 평가를 필수적으로 받도록 하고자 비 KS 건설용 강재에 대해 전문기관의 사전에 성능평가 등 품질 검사를 의무화 함으로써 건설안전성을 높이겠다는 내용도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대해서는 건설현장에서 많은 인명피해를 내고 있는 가설기자재의 품질관리 강화를 위해, 임대 가설재의 사용연한 제한, 현장조사 실시, 가설재 품질기준 수립 시 전문가 참여를 의무화하는 개정안이 발의됐다.
- 포스코, 국산제품 사용 의무화 제안 및 부적합 철강재 모니터링 등 국내 철강산업계 보호 나서
한편 이러한 관련 법안의 개정안 발의가 이뤄지기까지 포스코는 국내 철강산업을 보호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자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2015년 4월에는 한국철강협회 제 1회 강구조센터 이사회에서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회원사를 대상으로 정부 발주공사에 사용하는 강재나 철강구조물은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하는 입법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국회 및 산업자원부, 국토부 등에도 입법의 필요성을 널리 공유하자고 설득했다. 이런 제안에 호응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명재 의원실에서는 지난해 7월, 한국철강협회 및 주요 회원사와 공동으로 정부조달에 있어 자국산 철강재 사용을 의무화하는 ''바이 내셔널(Buy National)제도''의 입법화에 관한 정책세미나를 국회에서 개최해 큰 호응을 얻었다.
▶ 철강업계 및 정부관계자들이 2015년 7월 2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부적합 수입 철강재의 무분별한 유입을 막을 제도적 장치 마련의 필요성을 논의하며 철강업계 경쟁력 제고를 다짐했다. |
또한 2015년 8월에는 품질검사증명서(Mill Test Certificate, 이하 MTC)의 위·변조를 철저히 차단하기 위해 비상설 TFT를 구성하고 MTC 위변조 신고센터 운영을 강화하는 등 품질관리와 부적합 철강재유통에 대한 엄격한 모니터링에 나섰다. MTC 위·변조 행위가 드러나면 철강제품 거래 자격 정지, 페널티 부과 등의 즉각적인 제재 조치를 가하는 동시에 사안의 경중에 따라 법률적인 대응에 나설 것을 밝히기도 했다.
포스코는 2008년부터 MTC에 워터마크를 표기해왔으며 2012년부터는 포스코 전자거래 인터넷 웹사이트(www.steel-n.com)에서 MTC 원본조회서비스를 제공해 증명서의 신뢰도를 강화했다. 2014년부터는 철강협회와 스마트폰으로 철강제품의 원산지 및 검사증명서를 확인할 수 있는 QR(Quick Response) 코드 인증방식을 도입, 운영하고 있다.
또한 철강협회가 주관하는 부적합철강재신고센터 운영에 적극 참가하는 등 부적합 철강재의 유통 실태, 원산지 표시 의무와 관련된 시장 모니터링에도 집중해왔다.
포스코는 이후에도 불법 철강재 유통과 사용에 적극적이고 단호하게 대응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건전한 철강재 소비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앞장서나갈 계획이다.
- 건설용 강재 관련 제도개선 추진 및 교육프로그램 제공··· 올바른 철강재 사용 인식 제고
한국철강협회와 포스코는 2016년에도 발의되어 계류된 개정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이 밖에도 △품질관리 의무 품목 확대 △철강구조물제작공장 인증제 활성화 △현장점검 실효성 확보 등의 주요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건설용 강재 품질관리 강화 제도개선 활동과 더불어 한국철강협회는 건설현장 실무진을 대상으로 건설용 강재 품질관리의 필요성과 관리방법 등을 공유하는 교육프로그램 및 세미나를 마련, 문제인식을 제고하고 관련이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책임지는 건설현장 감독관들에게 교육내용을 제공하고 건설용강재의 품질관리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으며, 지난 12월에는 건설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국내 유입 수입 철강재의 현황과 건설현장 사용실태, 부적합철강재로 인한 사고사례, 건설안전을 위한 제도개선 필요성과 정책제안에 관한 공감대를 넓히는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조우현 woohyun@posco.com
<자료=한국철강협회>